최근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을 꼽으라면 단연 SK하이닉스다. 1년 전만 해도 19만원대였던 주가가 168만원을 넘어섰다. 평범한 직장인이 보기에도 도무지 따라잡기 힘든 속도다. 그래도 한 번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168만원 신고가 행진

5월 9일 기준 종가는 168만 6,000원이다. 장중에는 168만 9,000원까지 찍었다. 4월 1일 시가총액 636조원에서 한 달 만에 약 400조원이 늘어 1,03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시총 1,000조 클럽에 입성한 셈이다. 연초 493조원과 비교하면 몸집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단기간에 이 정도 흐름이 나오는 일은 흔치 않다.

1분기 영업익 37조

급등의 근거는 분명하다. 2026년 1분기 매출 52조 5,763억원, 영업이익 37조 6,1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72%다. 100원어치를 팔아 72원을 남긴다는 뜻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8%, 영업이익은 405% 늘었다. 1분기 말 현금성 자산 54.3조원에 차입금은 19.3조원으로 35조원의 순현금 상태가 됐다. 재무 체력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HBM 독주 비결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고대역폭메모리, 즉 HBM이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2025년 2분기 SK하이닉스의 HBM 출하량 점유율은 62%, 3분기 매출 점유율은 57%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울트라부터 차세대 루빈 플랫폼까지,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은 사실상 SK하이닉스가 잡고 있다. UBS는 2026년 HBM4 시장에서도 점유율 70%를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최소 2026년까지 50% 이상 점유율 유지를 전망한다.

목표가 300만원

5월 7일 SK증권은 목표주가를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한 번에 올렸다. 국내 증권사 사상 최고치다.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도 270만원으로 상향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PER이 5.2배 수준에 불과하다며 다른 글로벌 AI 관련주 대비 저평가라고 짚었다. 애널리스트 36명이 매수, 매도는 0명이다. 평균 목표가는 179만원으로, 현재 주가에서도 약 6%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다.

변수와 리스크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4월 중순에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향 HBM4 출하량을 당초 계획 대비 20~30%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엔비디아의 루빈 양산 일정이 늦춰진 영향이다. 다만 줄어든 물량은 HBM3E와 서버용 D램으로 이관된다고 한다. 5월 22일 상장 예정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양날의 검이다. 상승장에서는 자금이 빨려 들어오지만, 조정 국면에서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개인적 관전포인트

개인적으로 지금 주가는 분명 빠르게 뛰었다. 그러나 실적과 점유율이라는 두 축이 워낙 단단해서 거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동시에 모든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관건은 HBM4 양산 안정화와 2027년 공급 부족 지속 여부다. 추격 매수보다는 분할로 접근하거나, 조정 시점을 기다리는 전략이 마음 편할 듯하다. 종목 자체보다 어떤 가격에 사느냐가 더 중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