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양국 정상은 최근 통화에서 무역 현안을 두고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시장이 주목한 키워드는 단 하나, USMCA였다.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는 2020년 발효된 북미 자유무역 틀이다. 이 협정 덕분에 멕시코산 제품은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에서 사실상 비켜서 있었다. 그런데 그 안전망이 2026년 7월 1일 정식 재검토를 앞두고 흔들리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협상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다. 자동차, 반도체, 농산물, 전자제품까지 북미 공급망 전반을 흔들 수 있는 변수다. 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협상 재개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압박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 카드를 흔들어 왔고, 일부 품목은 30%까지 거론됐다. 멕시코는 그때마다 협상으로 시간을 벌며 차분한 대응 전략으로 맞섰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은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만나 USMCA 개편 논의의 공식 시작에 합의했다. 직후 셰인바움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협상에 정치적 무게를 실었다.

시장의 첫 반응은 페소화에서 나왔다. 멕시코 페소는 정상 통화 직후 달러당 18.38페소까지 강세를 보였다. 협상 결렬 우려가 누그러지자 신흥국 통화 전반에 안도감이 퍼졌다.

문제는 다음 국면이다. 멕시코는 미국과 연간 8,5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서비스를 주고받는다. 자동차 부품 하나가 국경을 여러 번 오가는 구조라, 본격 관세가 발효되면 GM·포드·스텔란티스의 원가 구조가 흔들린다. 현대차·기아의 멕시코 거점 역시 같은 리스크를 안는다.

월가에서는 USMCA가 유지되느냐보다 어떻게 수정되느냐가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원산지 규정 강화, 디지털 무역 조항 추가, 중국산 부품 차단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멕시코를 우회 생산기지로 써 온 중국계 기업의 비용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한국 시장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멕시코는 한국 자동차·전자업계의 대미 수출 우회 거점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와 수많은 부품사가 현지에 둥지를 틀고 있다. 원산지 규정이 강화되면 한국산 부품 비중 조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다.

투자자가 점검할 포인트는 명확하다. 7월 1일 USMCA 재검토 개시 시점 미국의 카드, 자동차·반도체 원산지 규정 변경 여부, 그리고 페소 환율과 미 국채 금리 흐름이다. 이 세 지표가 협상 진행을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협상은 길어질 수 있다. 다만 결과는 북미 공급망의 향방을 좌우한다. 두 정상의 다음 통화 한 통이 다시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