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다시 한 번 고점 경신 모드에 들어가면서 월가의 시선이 이제 'S&P 500 8,000 시대'로 향하고 있다.

연초 관세 충격과 정책 불확실성에 휘청였던 미국 증시가 4월 이후 빠르게 반등하자, 주요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목표치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특히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추가 랠리를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S&P 500의 연말 기본 시나리오를 7,500으로 제시했다. 다만 연준이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8,000선 돌파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도이체방크는 한발 더 나아가 이미 8,000을 연말 목표치로 못박았고, 웰스파고는 7,800을 제시했다.

시장이 강세론으로 기우는 핵심 이유는 결국 실적이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작년 3분기 순이익은 13% 넘게 늘었고, 향후 2년간 두 자릿수 이익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자본투자(CapEx)가 반도체,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헬스케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분위기는 파생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예측시장 칼시(Kalshi)에서는 연내 S&P 500이 8,000을 터치할 확률이 한때 26%대까지 치솟았다. 3월 말 10%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베팅 자금이 빠르게 강세 쪽으로 기운 셈이다.

다만 부담스러운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대 중후반에 형성돼 있어, AI 기대감이 흔들리거나 실적 모멘텀이 둔화될 경우 가파른 조정 위험이 잠재해 있다. 웰스파고도 "AI 트레이드가 거품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국 시장에도 영향은 제한적이지 않다. 미국 증시 강세는 통상 코스피 외국인 수급에 호재로 작용해 왔고, 엔비디아 공급망에 속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에는 직접적인 모멘텀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과 미 국채 금리 흐름이 변수다.

투자자 입장에서 다음 체크포인트는 명확하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금리 결정,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차기 실적 발표, 그리고 미·중·중동을 둘러싼 지정학 변수다. 8,000선 도달 여부는 결국 'AI 이익 실현 속도'와 '연준의 행보'라는 두 축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