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8만 달러 위로
올해 2월 6만 달러 부근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이 5월 들어 다시 8만 달러를 돌파했다. 5월 6일 기준 약 8만 1,608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3개월여 만에 의미 있는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작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 6,198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37% 정도 낮은 수준이다.
국내 시장 분위기도 조심스럽게 바뀌고 있다. 한때 공포 구간(40)에 머물던 공포탐욕지수가 54까지 올라오며 중립 영역에 진입했고, 업비트 김치프리미엄도 0.4~0.8%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과열되지 않은 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TF가 끌어올린 시세
이번 반등의 가장 큰 동력은 누가 봐도 미국 현물 ETF 자금이다. 4월 한 달간 약 24억 4천만 달러가 순유입됐는데, 이는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누적 유입액은 무려 585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블랙록의 IBIT는 혼자서 81만 2천 BTC, 약 620억 달러어치를 보유 중이다. 전체 ETF 시장의 62%를 차지하는 압도적 규모다. 5월 1일 하루에만 IBIT에 2억 8,440만 달러, 피델리티 FBTC에 2억 1,340만 달러가 들어왔다. 개인 투자자가 주도하던 과거 사이클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여기에 글로벌 최대 수탁사인 BNY 멜론이 5월 7일부터 아부다비에서 비트코인 수탁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통 금융이 본격적으로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상징적 사건이다.
온체인 신호의 의미
가격 차트만 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거래소에 보관된 비트코인 잔고가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사람들이 코인을 거래소에서 빼서 개인 지갑으로 옮기고 있다는 뜻이고, 보통 장기 보유 의도로 해석된다.
고래 투자자들도 최근 30일간 약 27만 BTC를 추가 매집했다. 미국 현물 ETF와 상장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전체 공급량의 12%를 넘어섰다. 1년 전 9% 수준에서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매도 압력이 줄어드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엇갈린 시선
전망은 기관마다 꽤 다르다. JP모건은 향후 12개월 내 17만 달러까지 가능하다고 봤고, 번스타인은 2026년 목표가 15만 달러, 2027년 20만 달러를 제시했다. 스탠다드차타드도 연내 15만 달러를 유지 중이다.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는 4년 내 10배 성장을 점쳤다.
반면 바클레이즈는 차분하다. 미국의 가상자산 친화적 환경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고, 뚜렷한 촉매제가 없어 2026년이 부진한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인코덱스도 연말 평균가를 7만 6천 달러대로 보수적으로 잡았다.
5월 14일 예정된 미국 상원의 CLARITY Act 심의가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법안은 디지털 토큰을 증권으로 볼지 상품으로 볼지를 정리하는 규제 프레임워크다.
개인적인 결론
솔직히 말해 지금이 절호의 매수 타점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80,000달러는 21주 이동평균선과 겹치는 강력한 저항대고, 이 구간에서 매도 압력이 만만치 않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ETF 자금 흐름과 온체인 지표가 함께 가리키는 방향만 본다면 중장기 시각에서 분명 우호적이다. 한 번에 큰 자금을 넣기보다 분할 매수로 평균가를 관리하는 전략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결국 비트코인은 지금 도박판이 아니라 자산 배분의 한 축으로 다뤄야 할 시기에 들어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