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맞서온 미국 공화당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이 결국 경선에서 무너졌다.

20일(현지시간) 치러진 켄터키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매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한 도전자 에드 갈레인 후보에게 패배했다. 득표율은 54.9% 대 45.1%. 미국 의회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투입된 하원 경선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의원 한 명의 낙선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매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법안인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에 반대표를 던졌고, 이란 군사 개입을 비판했으며,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서 공개를 강하게 밀어붙인 인물이다.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를 상징하던 인물이 사실상 정리된 셈이다.

패배 직후 매시 의원의 행보는 의외였다. 신시내티 공항 인근 호텔에 마련된 캠프에 등장한 그는 의기소침한 모습 대신 농담을 던졌다.

“좀 더 일찍 나오려 했는데, 텔아비브에 있는 갈레인을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친이스라엘 자금이 갈레인 후보 캠프에 대거 유입됐다는 점을 꼬집은 발언이다. 갈레인은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와 함께 거액의 외부 자금을 등에 업고 출마했다.

매시 의원은 14년 의정 활동을 돌아보며 “워싱턴의 그들이 내 표를 사려 했지만 사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무릎 꿇지 않았고, 반칙도 하지 않았다. 깨끗하게 싸웠다”고 지지자들에게 말했다.

이번 결과를 두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파장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한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오늘 밤 공화당의 미래가 무너졌다”며 매시를 “약하고 한심한 남자들 사이의 거인”이라고 평했다.

매시 의원은 캠프 현장에서 “2028! 2028!”을 외치는 지지자들의 함성에 미소만 지었다.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메디컬 마가리타 한 잔이 필요하다. 그건 나중에 얘기하자”고 답했다.

남은 임기는 약 7개월. 매시 의원은 엡스타인 관련 문건 공개 작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2기 체제 아래에서 공화당 내 ‘다른 목소리’가 어디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번 경선은 그 가늠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