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가가 다시 위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신뢰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4월에 예상대로 반등하면서, 금리를 당분간 내릴 수 없다는 분위기가 한층 굳어졌다.
문제의 핵심은 유가다. 중동 지역의 충돌이 국제 유가를 밀어 올렸고, 이 여파가 그대로 물가에 반영됐다. 가계 입장에서는 기름값과 함께 전반적인 생활 물가 부담이 다시 커지는 셈이다.
수치로 보면 4월 PCE는 1년 전보다 3.8% 올랐다. 3월의 3.5%에서 더 높아진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PCE도 3.3%를 기록해,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연준 안에서도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은 물가와 고용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과제였다면, 이제는 물가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발언 수위도 달라졌다. 리사 쿡 이사는 기업이 오른 에너지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노동자는 이를 임금 협상에 끌어들이는 악순환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제때 내려오지 않으면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던 크리스 월러 이사마저 입장을 바꿨다. 고용보다 물가가 더 걱정된다는 것이다. 보스턴·댈러스·미니애폴리스·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들도 다음 행보가 인하일 수도, 인상일 수도 있다는 쪽으로 정책 문구를 손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필립 제퍼슨 부의장은 관세와 에너지 충격의 영향이 잦아들면서 올해 후반 물가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실제 채권시장은 더 높은 물가와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정책 향방을 가늠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이번 주 4% 안팎에 머물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