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개월 사이 세 번째로 월터리드 군 의료센터를 찾는다. 곧 80세를 앞둔 현직 대통령의 정기 검진이 이렇게 잦은 사례는 현대 들어 거의 없었다. 백악관은 “지극히 건강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의료계와 여론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방문은 치과 진료를 포함한 의료 점검 차원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른바 “예정된 후속 검사”라며 병원을 다시 찾은 뒤, 석 달이 지나서야 심혈관 이상을 배제하기 위한 CT 촬영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전례가 있다. 당시 백악관이 진단명과 시술 내용을 두고 말을 아끼면서 의혹은 오히려 커졌다.
대통령의 체력은 트럼프 정치 브랜드의 핵심 자산이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졸린 조”라고 부르며 인지능력 검사 점수를 자랑하던 그였지만, 이제는 자신이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의료 전문가들이 가장 자주 거론하는 의문은 세 가지다. 손등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멍, 부어오른 다리, 그리고 종종 보이는 졸린 듯한 모습이다. 백악관은 손등 멍을 두고 “매일 복용하는 아스피린과 잦은 악수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주치의를 지낸 심장 전문의 조너선 라이너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7월 백악관은 트럼프가 만성 정맥부전 진단을 받았다고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문제는 그 직전인 4월 정기 검진 보고서엔 이 질환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진단을 누락했거나, 단기간에 급성 부종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후자라면 울혈성 심부전 같은 중대한 질환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게 라이너의 지적이다.
여론도 흔들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 입소스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가 직무를 수행할 정신적 명민함을 갖췄다고 본 응답은 40%로, 9개월 만에 7%포인트 떨어졌다.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응답도 54%에서 44%로 내려앉았다.
백악관은 건강설이 퍼질 때마다 강경하게 대응해 왔다. 지난 4월 SNS에서 “트럼프가 월터리드에 실려 갔다”는 소문이 확산되자 ‘수치의 벽’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관련 인플루언서와 언론인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빌 클린턴부터 오바마까지 세 명의 대통령을 진료했던 제프리 쿨먼 박사는 “여러 행정부와 백악관 주치의들의 회피와 지연을 10년간 봐온 만큼 기대치는 낮다”며 “이번엔 최소한 솔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