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여객기 한 대가 운항 도중 진로를 캐나다로 틀었다. 이유는 단 하나, 탑승객 중 콩고민주공화국 국적의 승객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한 입국 제한 조치가 실제 항공편에 적용된 첫 사례다.
20일(현지시간) CBS 등 외신에 따르면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출발해 디트로이트로 가던 에어프랑스 378편은 미국 영공에 진입하지 못한 채 몬트리올 트뤼도 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해당 항공기가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공항에 착륙하는 것을 즉시 차단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시작은 한 명의 콩고 국적 승객이었다. 에어프랑스 측은 “미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회항했다”며 “해당 승객은 새 규정상 디트로이트가 아닌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만 입국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기내에는 의료 응급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승객들은 한참 뒤에야 상황을 파악했다.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던 데보라 미스터씨는 도착 예정 시각 약 4시간 전 기장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고 전했다. 기장은 “미국 당국이 착륙을 허가하지 않았다”고만 알렸을 뿐, 구체적 사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승객들의 불안은 곧 커졌다. 잠시 후 객실 승무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통로를 오가기 시작한 것이다. 미스터씨는 “기계 결함이 아니라며 안심시키면서도 승무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설명 없이 마스크가 등장하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의 새 방역 정책과 직결돼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21일부터 콩고와 우간다, 남수단을 최근 21일 이내 방문한 외국인이 탑승한 미국행 항공편은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만 운항하도록 의무화했다. 의료 자원을 한 곳에 집중해 공항 단계에서부터 감염 차단망을 가동하겠다는 취지다.
배경에는 빠르게 번지고 있는 에볼라 사태가 있다. 콩고 동부에서 시작된 이번 발병은 지난 15일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식 확인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의심 환자만 600명, 사망자는 139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변종은 분디부교 계열로, 현재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
회항 이후 다른 승객들은 같은 기체로 다시 디트로이트에 도착했다. 다만 콩고 국적 승객의 이후 상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발 노선을 운항하는 글로벌 항공사들의 탑승 검증 절차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