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오른 미국 증시가 이번 주 거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 이란 전쟁 향방, 그리고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까지. 시장의 운명을 가를 이벤트가 한 주에 몰려 있다.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7% 가까이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11% 상승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지표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가가 가장 주목하는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 이후, 글로벌 원유 공급의 핵심 길목인 이 해협이 막히면서 WTI 유가는 연초 대비 60% 넘게 치솟았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이클 아론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란 전쟁의 해결 진척이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이동이 재개되는 신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요일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이 예상된다. 3월 CPI는 휘발유 가격 급등 영향으로 0.9% 뛰며 4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달러를 돌파했다.
투자자들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전쟁발 유가 급등이 일시적 변수라면, 근원 물가야말로 연준의 다음 행보를 가늠할 진짜 지표이기 때문이다.
연준 내부에서도 매파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직전 FOMC에서 일부 위원들이 보다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시장 분위기는 한층 더 신중해졌다.
최대 분수령은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다. 이란 사태 해법은 물론, 희토류 수출과 첨단 기술 접근권 같은 민감한 의제까지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중국이 외교적 해결을 이란에 촉구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작은 기대를 더한다.
한국 증시 입장에서도 이번 주는 분기점이다. 미·중 회담 결과에 따라 반도체와 2차전지, 희토류 관련주가 출렁일 가능성이 크고, 유가 흐름은 정유·항공·해운주의 방향성을 가른다. 코스피의 대외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환율과 외국인 수급 변화도 함께 살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주 체크 포인트는 분명하다. 화요일 CPI, 수요일 생산자물가, 목요일 소매판매, 그리고 주말 베이징 회담. 시장이 어디로 향할지는 이 네 가지 신호 안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