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 발사체 기업 로켓랩(Rocket Lab, NASDAQ: RKLB) 주가가 19일(현지시간) 장중 11% 가까이 급락했다. 의외인 것은 하락의 방아쇠를 당긴 게 악재가 아니라 월가의 호평 리포트였다는 점이다.

투자은행 칸토 피츠제럴드는 전날 로켓랩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하며 잇따른 호재를 열거했다. 그러나 함께 제시한 목표주가가 96달러에 그쳤다. 당일 주가 118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호평을 쏟아내면서도 "이미 너무 비싸다"고 말한 셈이다. 시장은 이 메시지를 그대로 읽었고, 매도세는 빠르게 번졌다.

로켓랩은 최근 2주간 주가가 61% 폭등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발표, 미국 내 민간 우주기업 중 스페이스X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87회 누적 발사 성공, 연내 27회 추가 발사 일정 공개 등 호재가 줄을 이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건 재사용 발사체 '뉴트론(Neutron)' 첫 발사다. 칸토 피츠제럴드는 뉴트론을 핵심 모멘텀으로 꼽았다. 발사 1회당 4400만~5000만 달러 매출이 잡힐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기존 주력 로켓 '일렉트론(Electron)'을 뛰어넘는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모든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이다. 가장 낙관적인 시각을 가진 분석가조차 23%가량 고평가됐다고 평가한 셈이니,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이번 사례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증시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등 우주·방산 관련주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모멘텀 종목의 과열 신호를 어떻게 읽을지에 대한 교과서적 사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로켓랩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흔들린 것이 아닌 만큼, 단기 조정 이후 뉴트론 발사 일정과 군용 'HASTE' 로켓 수주 흐름에 따라 다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체크포인트는 명확하다. 연내 예정된 뉴트론 첫 발사 성공 여부, 신규 군수·민간 계약 수주, 그리고 다음 분기 실적이다. 우주 산업 전반의 밸류에이션 논쟁 속에서 로켓랩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눈은 다시 발사대 위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