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프랑스의 재정 상태에 강한 경고 신호를 보냈다. 부채는 줄지 않고 긴축 속도는 더디다는 진단이다. 2027년 대선을 앞둔 프랑스 정치권에 또 하나의 부담이 얹어진 셈이다.

IMF는 21일(현지시간) 연례 협의 결과를 발표하며 프랑스의 공공재정 위험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압력과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왔다.

지난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1%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추가 감축 작업은 당초 계획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IMF는 정책 집행 자체에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는 2029년까지 적자 비율을 3% 아래로 끌어내리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현재 정책으로는 이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는 게 IMF의 판단이다.

문제는 지출 압력이 사방에서 밀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로 연금과 의료비 부담이 커졌고 국방 예산과 에너지 전환 비용까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공공지출은 GDP의 57.5%에 달했다. 유럽 주요국 가운데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경제 성장세도 신통치 않다. 프랑스 경제는 2025년 0.9%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0.7%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지정학적 긴장과 2027년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IMF는 해법으로 다년간에 걸친 신뢰성 있는 전략을 주문했다. 지출 통제와 구조 개혁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권고다. 구체적으로 연금제도 손질, 실업급여 축소, 의료·교육 예산의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가운데 가장 뜨거운 쟁점은 연금 개혁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예산안 통과를 위해 2023년에 추진했던 정년 연장 조치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정치적 양보였지만 그만큼 재정 부담은 다시 무거워졌다.

결국 다음 정권이 짊어질 짐은 더 커질 전망이다. IMF는 내년 대선이 재정 정책을 새롭게 설계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추가 대책 없이 시간이 흐를수록 훗날 더 고통스러운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