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향후 15년간 천문학적 지출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3일(현지시간)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제시한 진단은 한층 더 무겁다. 지금처럼 그대로 가면 평균 회원국의 공공부채가 204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30%까지 치솟는다는 분석이다. 현재 수준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키프로스 니코시아에서 열린 비공식 회의에서 IMF는 국방, 에너지, 연금이라는 세 가지 청구서를 동시에 받아 든 유럽의 현실을 짚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부담은 급격히 커졌고, 에너지 전환 비용은 줄지 않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출까지 겹치면서 재정 방어선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IMF가 내놓은 해법은 크게 세 갈래로 요약된다. 구조개혁, 재정 긴축, 그리고 공동채(joint debt) 발행이다.
먼저 노동 시장 통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7개 회원국을 가로지르는 인력 이동이 더 자유로워져야 하고, 기업들이 외국 인력을 채용할 유인도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 시장 단일화와 자본 흐름 자유화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국가마다 제각각인 규제를 통일해 저탄소·기후대응 프로젝트로 민간 자금을 유도하자는 제안이다.
연금 개혁과 정년 연장 카드도 다시 테이블에 올랐다. 다만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단기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EU 차원의 공동 부채다. IMF는 혁신, 에너지, 국방을 유럽 전체의 공공재로 규정하고 공동 차입으로 비용을 분담하자고 제안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는 찬성 기조다. 반면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인 키리아코스 피에라카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견이 분명한 영역이지만, 앞으로 몇 달간 핵심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마지막 경고도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임기응변식 대응은 한계에 이르렀다"며 "변두리만 손보는 미봉책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결단이 늦어질수록 청구서는 더 커진다는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