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하룻만에 다시 방향을 틀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이란 최고지도자 측의 새로운 지침을 보도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핵심은 이란이 무기급에 근접한 농축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하지 말라는 내부 지시를 내렸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강하게 요구해 온 조건이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6달러대로 1.9% 올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0달러를 다시 회복하며 2.4% 상승했다. 전날 두 유종이 5.6% 가까이 급락한 직후의 반등이라 변동성은 한층 커진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고 밝혔지만, 이번 지시로 흐름이 다시 꼬일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더 답을 기다릴 수 있다면서도 군사 행동 재개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중재에 나선 곳은 파키스탄이다. 이슬라마바드는 미국과 이란 사이를 오가며 협상 속도를 끌어올리려 움직이고 있다. 다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긴장은 쉽게 풀리지 않는 분위기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까지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경로였다. 현재 이 항로 대부분이 닫혀 있다는 점이 유가 상단을 자극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문제는 재고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전략비축유에서 약 1천만 배럴이 빠져나갔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인출이다. 상업용 원유 재고 감소폭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78월 본격적인 여름 수요기에 접어들면 시장이 '레드존'에 들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최고경영자는 분쟁이 당장 끝나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정상 송유는 2027년 12분기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가 반등이 단기 이슈로 끝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ING는 이번 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104달러로 제시했다. 정유주와 항공주, 해운주 등 한국 증시에서도 유가에 민감한 업종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