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25년 검색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발표했다. 단순한 검색창 개편이 아니라, 사용자 대신 정보를 모으고 행동까지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시장은 이번 발표를 두고 챗GPT가 흔들어놓은 검색 패권 경쟁에 구글이 본격 반격을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구글은 현지시간 20일 미국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6’에서 새 검색 서비스를 공개했다. 핵심은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검색 전반에 적용하고, 사진과 동영상, 크롬 탭, 파일까지 통합 검색하는 기능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정보 에이전트’다. 사용자가 “150달러 이하로 오렌지색 원단의 이 드레스와 비슷한 옷을 찾아줘”라고 입력하면 검색이 후보를 보여주고, 사이즈와 상황까지 되물어가며 결과를 좁힌다. 단순 키워드 검색을 넘어 대화형 쇼핑 도우미로 진화한 셈이다.

부동산 매물 알림이나 좋아하는 운동선수의 신상 발표 같은 정보도 에이전트가 웹을 계속 감시하다가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검색이 ‘찾는 도구’에서 ‘기다려주는 도구’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또 개인 비서 격인 ‘제미나이 스파크’를 새로 선보였다. 신용카드 명세서에서 숨은 정기 결제를 잡아내거나, 자녀 학교에서 오는 메일을 요약해 일정으로 정리해주는 기능까지 가능하다. 맥 데스크톱에서도 작동하는 에이전트형으로 출시된다.

실적도 이번 발표의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구글의 1분기 검색 광고 매출은 60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 늘었고, 전체 매출은 1099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용자 질의량은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제미나이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는 9억 명으로, 1년 전 4억 명에서 두 배 이상 뛰었다.

다만 경쟁 환경은 만만치 않다. 오픈AI의 챗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 9억 명에 유료 구독자 500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검색의 본질이 ‘답변’과 ‘대행’으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구글이 이번 개편으로 시장 지배력을 지켜낼지가 관건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핵심은 광고 매출의 방향성이다. AI 답변이 검색 결과 페이지를 차지할수록 기존 광고 노출 방식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에이전트가 쇼핑·여행·구독 영역까지 침투하면 새로운 수익 모델이 열린다. 구글이 이번 행사에서 ‘에이전트 커머스’ 가능성을 강조한 이유다.

한국 증시에도 파급이 예상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AI 검색 고도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는 제미나이 학습·추론용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특히 HBM과 AI 가속기 공급망에 속한 국내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단기 주목 포인트다.

다음 체크 포인트는 2분기 알파벳 실적 발표와 미국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가이던스다. 검색 광고 매출 증가율이 유지될 수 있는지, 그리고 에이전트 기반 신규 매출이 의미 있는 규모로 잡히는지가 시장의 평가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