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스톱(GameStop)이 이커머스 공룡 이베이(eBay)에 대한 지분율을 6.55%까지 끌어올렸다. 며칠 전 이베이 이사회가 게임스톱의 560억 달러(약 76조 원) 규모 인수 제안을 거절한 직후 나온 움직임이다.

월가에서는 라이언 코헨 게임스톱 CEO가 단순한 투자자에서 행동주의 주주로 본격 변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수 시도가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번 사안이 시장에서 화제가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밈주식의 상징이었던 게임스톱이 실제 빅딜의 주체로 등장했고, 그 상대가 글로벌 이커머스의 한 축인 이베이라는 점이다.

게임스톱은 20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이베이 지분을 기존 약 5%에서 6.55%로 늘렸다고 밝혔다. 단순 보유 확대가 아니라 인수 제안 거절 직후 빠르게 추가 매입에 나선 점이 핵심이다.

코헨 CEO는 최근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에서 이베이 이사회를 정조준했다. 그는 이사회가 주주 이익을 위해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책임이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필요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위임장 대결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다.

이베이 측은 인수 자금 조달 구조에 대한 의문, 그리고 자체 사업 회복세를 거절 사유로 내세웠다. 최근 광고·중고 명품·리커머스 영역에서 성장세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코헨이 임시 주주총회를 요구하거나 이사회에 우호적 인사를 진입시키려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6%대 지분은 단독 인수에는 부족하지만, 행동주의 캠페인을 끌고 갈 만한 영향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두 종목 모두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게임스톱은 본업인 게임 유통의 구조적 부진을 인수합병 카드로 만회하려는 전략을 노골화한 상황이다. 이베이는 경영권 분쟁이 길어질수록 단기 주가에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시장과의 연결고리도 가볍지 않다. 글로벌 이커머스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베이의 향배는 쿠팡, 네이버 커머스, 그리고 알리·테무로 대표되는 중국 플랫폼과의 글로벌 지형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중고·리커머스 시장이 흔들리면 국내 관련주에도 파장이 번질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체크해야 할 변수는 분명하다. 게임스톱의 추가 지분 매입 여부, 코헨 측의 위임장 대결 공식화 시점, 이베이의 자사주 매입과 실적 가이던스 조정 등이 핵심 관전 포인트다. 단기적으로는 이베이의 다음 분기 실적 발표가 이번 분쟁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