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소법원이 아마존을 상대로 제기된 관세 회피 방조 소송을 기각했다. 해외 제조업체들이 자사 플랫폼에서 관세를 부정하게 회피하도록 아마존이 도왔다는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개별 분쟁이 아니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 판매자의 위법 행위까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선을 남겼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가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
뉴욕 제2연방항소법원은 현지시간 20일, 알라바마 몽고메리 소재 모피업체 헤닉퍼스(Henig Furs) 측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헤닉퍼스의 마이크 헤닉 대표는 2007년부터 2024년까지 해외 모피 제조사들이 신고가액을 낮추는 방식으로 수입 관세를 회피하고, 어류·야생동물국 검사 수수료까지 누락했다고 주장해왔다.
핵심 쟁점은 아마존이 이런 정황을 알면서도 묵인했는지였다. 그러나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호세 카브라네스 판사는 만장일치 의견에서 단순히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이라는 사실만으로 아마존이 허위 신고 가능성을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규모의 경제나 저렴한 인건비처럼 합리적인 가격 형성 이유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1심에서 내려진 소송 기각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시장의 시선은 곧바로 아마존(AMZN) 주가와 향후 소송 리스크로 옮겨갔다. 아마존은 2025년 매출에서 월마트를 제치고 사실상 세계 최대 유통기업 자리에 올랐지만, 동시에 입점 판매자와 관련된 소송 부담도 함께 커진 상태다.
특히 지난주에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위헌 판정을 받은 관세로 인해 소비자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했다는 집단소송이 추가로 제기됐다. 코스트코, 페덱스, 나이키 등 유통과 물류 대기업들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기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 책임 범위를 좁게 본 판례가 쌓이면 향후 유사 소송에서 아마존 측 방어 논리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11번가 등 한국의 오픈마켓 플랫폼 역시 입점 셀러의 원산지 표시나 관세 신고 문제로 분쟁이 잦은 영역이다. 미국 판례가 글로벌 이커머스 법무 기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내 플랫폼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전략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향후 체크 포인트는 두 가지다. 우선 트럼프 관세 환불 관련 집단소송의 진행 경과다. 패소 시 유통·물류 업종 전반에 비용 부담이 번질 수 있다. 또 하나는 아마존의 다음 분기 실적과 가이던스다. 관세 이슈가 마진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