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구자 중 한 명인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가 앤트로픽(Anthropic)에 합류한다. 단순한 이직이 아니다. 글로벌 AI 시장의 권력 지형을 다시 그릴 수 있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픈AI 창립 멤버이자 테슬라 자율주행 총괄을 지낸 카파시는 앤트로픽의 사전학습(pre-training) 팀에 합류해, 자사 AI 모델 클로드(Claude)를 활용해 차세대 모델 연구를 가속하는 새 조직을 이끌게 된다.

업계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AI가 AI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이른바 ‘재귀적 자기개선(recursive self-improvement)’ 영역의 핵심 인력을 앤트로픽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카파시는 오픈AI 창립 멤버로 출발해 2017년 일론 머스크에게 발탁돼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FSD)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이후 오픈AI로 복귀했다가 2024년 AI 교육 스타트업 유레카랩스(Eureka Labs)를 창업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의 유튜브 강의 ‘Neural Networks: Zero to Hero’ 구독자는 100만 명을 넘는다. 이론과 대규모 학습 현장을 모두 경험한, 업계에서 손에 꼽히는 연구자라는 평가가 따라붙는 배경이다.

이번 영입은 단발성 인사가 아니다. 2025년 중반부터 올해 초까지 워크데이, 인스타그램, 박스(Box), 유닷컴(You.com) 등 조 단위 기업의 CTO 6명이 임원 자리를 내려놓고 앤트로픽의 평연구원으로 합류했다.

xAI 창립 멤버 로스 노딘(Ross Nordeen)도 같은 주에 합류 사실을 알렸다. 앤트로픽이 스페이스X 산하 콜로서스1(Colossus 1) 데이터센터의 연산 자원을 빌리는 계약을 발표한 시점과 겹친다.

배경에는 격화하는 AI 인재 쟁탈전이 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오픈AI 핵심 연구자 영입 리스트를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고, 샘 올트먼은 메타가 1억 달러(약 1,360억 원) 규모의 사이닝 보너스를 제시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앤트로픽은 이런 돈싸움에 합류하지 않고도 거물급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회사 가치도 오픈AI를 추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카파시 영입이 시장에서 더욱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