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DOJ)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세청(IRS)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달러 규모 소송의 합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 정치권과 법조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핵심은 트럼프가 현재 미국 행정부 수반인 동시에, 자신이 이끄는 정부 기관을 상대로 거액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의 세금 신고 자료 유출 사건에서 시작됐다. 전직 IRS 계약직 직원 찰스 리틀존은 2019~2020년 트럼프와 일부 부유층의 세금 정보를 언론에 넘긴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뉴욕타임스와 프로퍼블리카는 트럼프가 수년간 연방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았다고 보도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트럼프 측은 IRS와 재무부가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고, 이로 인해 심각한 명예 훼손과 사업상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트럼프, 트럼프그룹까지 공동 원고로 참여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법무부가 실제 합의를 진행할 경우 결국 미국 납세자 세금으로 배상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대통령이 사실상 자기 정부를 상대로 돈을 받는 구조”라며 이해충돌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연방법원 역시 이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 재판부는 최근 양측에 “실질적으로 대립 관계가 존재하는지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만약 법원이 이해충돌 가능성을 인정하면 소송 자체가 무효 처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정치권 반응도 엇갈린다. 공화당 지지층은 “불법 유출에 대한 정당한 책임 추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 권력을 활용한 사실상의 셀프 보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가족이 정부 합의금을 직접 받지 못하도록 하는 별도 법안까지 추진 중이다.
트럼프는 과거 인터뷰에서 “합의금을 받게 되면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은 단순 세금 정보 유출을 넘어 미국 사법 시스템과 권력 충돌 문제까지 연결되며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